[피크 챌린지] 전투보다 옷장 빈칸이 더 신경 쓰였던 게임, 엘소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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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크 챌린지] 전투보다 옷장 빈칸이 더 신경 쓰였던 게임, 엘소드

[넥슨 피크 포스트 챌린지 참여 중]

https://peak.nexon.com/post/2343

처음 엘소드를 시작했을 때 목표는 단순했습니다.

캐릭터 하나를 골라 던전을 빠르게 돌고, 장비를 맞춰 어려운 구간까지 가보는 것이었습니다. 액션 게임이니 당연히 전투가 가장 오래 남을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고 보니 제가 더 자주 확인한 것은 장비창이 아니라 옷장이었습니다.

이벤트로 받은 의상 한 부위를 등록하고, 아직 없는 머리 장식을 찾아보고, 다른 캐릭터에게 어울릴 만한 색을 비교했습니다. 어느 날은 던전을 세 번 돌고 끝냈는데, 코디를 바꾸느라 마을에서는 한 시간 넘게 서 있기도 했습니다.

제가 모으는 재미를 가장 크게 느낀 넥슨 게임은 엘소드입니다.

강해지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물건만 모은 것이 아니었습니다. 없어도 게임 진행에는 문제가 없지만, 빈칸으로 남겨두면 계속 생각나는 의상과 액세서리, 펫과 칭호가 있었습니다.

그런 것들이 하나씩 쌓일수록 제 계정에 시간이 기록되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시작은 이벤트 의상 한 벌이었습니다

처음부터 수집을 좋아했던 것은 아닙니다.

당시에는 캐릭터 외형보다 능력치를 먼저 봤습니다. 이벤트로 의상을 받아도 성능에 도움이 되지 않으면 창고에 넣어뒀습니다.

그러다 마음에 드는 의상 상의를 하나 얻었습니다.

상의만 입혔을 때는 꽤 괜찮아 보였지만, 기존 바지와 색이 전혀 맞지 않았습니다. 결국 같은 분위기의 하의를 찾기 시작했습니다. 하의를 구하고 나니 신발이 어색했고, 신발까지 바꾸자 이번에는 머리 모양이 눈에 걸렸습니다.

처음에는 한 부위만 바꿀 생각이었는데 어느새 한 벌을 완성하고 있었습니다.

마지막 부위를 맞춘 날에는 전투력이 오른 것도 아닌데 장비를 새로 맞췄을 때만큼 기분이 좋았습니다. 마을에 세워두고 앞뒤로 돌려보며 스크린샷도 여러 장 찍었습니다.

그때부터 의상은 단순히 캐릭터 위에 입히는 물건이 아니었습니다.

어느 시기에 어떤 이벤트를 했고, 어떤 캐릭터를 주로 키웠는지 떠올리게 해주는 기록이 됐습니다.

캐릭터가 많아질수록 모으는 방식도 달라졌습니다

엘소드는 캐릭터마다 생김새와 분위기가 뚜렷했습니다.

한 캐릭터에게 잘 어울렸던 의상을 다른 캐릭터에게 그대로 적용하면 생각보다 어색할 때가 많았습니다. 밝은 색이 잘 받는 캐릭터가 있었고, 어두운 색이나 단정한 옷이 더 자연스러운 캐릭터도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모든 캐릭터를 비슷하게 꾸몄습니다.

검은색과 흰색을 중심으로 맞추면 실패할 일이 적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캐릭터가 늘어나자 누가 누구인지 구분이 안 될 정도로 비슷해졌습니다.

그래서 캐릭터마다 기준을 하나씩 정했습니다.

한 캐릭터는 교복처럼 단정한 옷, 다른 캐릭터는 전투복, 또 다른 캐릭터는 계절 의상 위주로 모았습니다. 이렇게 방향을 나누니 새 의상이 나왔을 때 누구에게 줄지도 쉽게 정할 수 있었습니다.

무작정 많이 모을 때보다 캐릭터별 작은 전시장을 만든다는 느낌이 들어 더 재미있었습니다.

펫은 성능보다 함께 다닌 시간이 남았습니다

의상 다음으로 기억에 남는 수집은 펫이었습니다.

처음에는 전투에 도움을 주는지부터 확인했습니다. 공격을 잘하는지, 편의 기능이 있는지, 키울 가치가 있는지를 따졌습니다.

그런데 실제로 오래 데리고 다닌 펫은 꼭 성능이 가장 좋은 펫은 아니었습니다.

초반부터 함께한 펫은 능력이 평범해도 쉽게 바꾸기 어려웠습니다. 던전 결과 화면이나 마을 스크린샷에 계속 같이 찍혀 있었기 때문입니다.

새 펫을 얻으면 잠깐 사용해 보고 다시 원래 펫으로 돌아오는 일도 많았습니다.

수집 목록에서는 똑같은 한 칸이지만, 직접 데리고 다닌 시간에 따라 애착이 완전히 달랐습니다. 이런 차이가 있어서 펫 수집은 단순히 숫자를 채우는 일보다 재미있었습니다.

칭호 하나 때문에 평소 가지 않던 던전을 돌았습니다

칭호도 제가 예상보다 오래 붙잡았던 요소입니다.

능력 때문에 필요한 칭호도 있었지만, 이름이나 모양이 마음에 들어 얻고 싶은 경우도 있었습니다.

문제는 평소라면 가지 않았을 던전을 여러 번 돌아야 할 때였습니다.

처음 몇 번은 재미있었지만 횟수가 쌓이니 슬슬 지쳤습니다. 그래도 진행도가 거의 다 찬 것을 보면 그만두기가 어려웠습니다. ‘여기까지 했는데 오늘 끝내자’라는 생각으로 한두 판을 더 돌았습니다.

칭호를 얻은 순간에는 바로 착용해 마을에서 확인했습니다.

며칠 뒤에는 다른 칭호로 바꾸기도 했지만, 목록에 등록된 흔적은 남았습니다. 장비는 교체하면 창고로 들어가지만 수집 기록은 계정의 한 부분으로 남는다는 점이 좋았습니다.

수집을 오래 하면서 세운 기준

처음에는 눈에 보이는 것을 전부 모으려고 했습니다. 그렇게 하니 게임을 즐기기보다 없는 물건만 계속 세게 됐습니다.

그 뒤로는 몇 가지 기준을 정했습니다.

먼저 한 번에 한 종류만 모았습니다.

이번 달은 의상, 다음에는 펫처럼 목표를 나눴습니다. 여러 목록을 동시에 채우려 하면 재화도 부족하고 무엇을 얻었는지 기억도 잘 나지 않았습니다.

두 번째는 완성할 수 있는 세트부터 골랐습니다.

구하기 어려운 한 부위 때문에 나머지를 계속 보관하면 창고만 복잡해졌습니다. 현재 가진 부위가 많거나 이벤트로 나머지를 구할 수 있는 세트부터 맞추는 편이 만족도가 높았습니다.

세 번째는 아이템을 팔거나 정리하기 전에 등록 여부를 확인했습니다.

비슷하게 생긴 물건이 많아 이미 등록했다고 착각한 적이 있습니다. 반대로 등록하지 않은 물건을 급하게 정리한 뒤 다시 구하느라 시간을 쓴 적도 있었습니다.

네 번째는 이벤트 기간부터 확인했습니다.

상점이나 교환소가 이벤트 종료와 동시에 닫히는지, 보상을 나중에도 받을 수 있는지 먼저 봤습니다. 마지막 날 한꺼번에 교환하려다 필요한 재료가 조금 부족했던 경험이 있기 때문입니다.

마지막으로 완성한 코디는 스크린샷으로 남겼습니다.

나중에 의상을 바꾸면 이전 모습이 잘 기억나지 않습니다. 마을과 던전에서 한 장씩 남겨두니 작은 앨범처럼 볼 수 있었습니다.

모으는 일이 숙제가 되기 시작하면 멈췄습니다

수집형 콘텐츠는 빈칸이 보이기 때문에 계속하게 됩니다.

하지만 모든 항목을 채우려고 하면 재미보다 부담이 커집니다. 저도 놓친 이벤트 의상이나 구하기 어려운 물건을 계속 찾아보다가 게임을 켜는 것 자체가 피곤해진 적이 있습니다.

그때부터 완벽하게 채우는 목표를 버렸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캐릭터의 의상 몇 벌, 오래 데리고 다닐 펫, 이름이 마음에 드는 칭호 정도만 목표로 삼았습니다.

빈칸이 남아 있어도 괜찮았습니다.

오히려 모두 채우지 않았기 때문에 다음 이벤트에서 마음에 드는 물건을 발견했을 때 다시 모을 이유가 생겼습니다.

수집품을 보면 플레이하던 시기가 떠올랐습니다

게임을 오래 하면 장비의 성능과 전투 방식은 계속 바뀝니다.

하지만 예전에 얻은 의상과 펫을 보면 그때 무엇을 하고 있었는지는 묘하게 기억납니다. 친구와 던전을 돌며 얻은 물건, 이벤트 마지막 날 간신히 교환한 의상, 재화가 부족해 한참 고민하다 산 액세서리가 각각 다른 추억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엘소드에서의 수집은 도감 숫자를 높이는 일만은 아니었습니다.

제가 지나온 시기를 보관하는 일이었습니다.

캐릭터를 강하게 키우는 데 잠시 지쳤을 때도 옷장을 열어 코디를 바꾸고, 펫을 골라 마을을 돌아다니는 것만으로 다시 접속할 이유가 생겼습니다.

저에게 모으는 재미가 좋은 게임은 가장 많은 물건을 가진 게임이 아닙니다.

모은 물건마다 ‘이건 그때 얻었지’라는 기억이 따라오는 게임입니다.

그런 점에서 엘소드는 전투가 끝난 뒤에도 옷장과 목록을 오래 들여다보게 만든 게임이었습니다.

여러분은 게임에서 성능이 좋은 아이템과 보기 좋은 수집품 중 어느 쪽을 더 오래 보관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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