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크 챌린지] 사냥하지 않고 마을만 한 바퀴 돌다 끄는 게임, 테일즈위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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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크 챌린지] 사냥하지 않고 마을만 한 바퀴 돌다 끄는 게임, 테일즈위버

[넥슨 피크 포스트 챌린지 참여 중]

https://peak.nexon.com/post/2311

퇴근하고 집에 들어오면 게임을 켜기도 싫은 날이 있습니다.

하루 종일 사람을 상대하고, 이것저것 처리하다 보면 화면 속에서까지 경쟁하고 싶지 않습니다. 보스를 잡으려면 집중해야 하고, 파티 콘텐츠에 들어가면 중간에 자리를 비우기도 어렵습니다. 그렇다고 바로 잠들기는 아쉽고, 영상만 멍하니 보다가 하루를 끝내기도 싫었습니다.

그럴 때 제가 종종 접속했던 넥슨 게임이 테일즈위버였습니다.

이상하게 들릴 수도 있지만, 테일즈위버에서는 꼭 사냥을 하지 않아도 됐습니다. 접속해서 나르비크 주변을 걷고, 창고를 조금 정리하고, 음악을 듣다가 종료한 날이 많았습니다.

게임으로 뭔가를 달성했다는 느낌은 크지 않았습니다. 대신 머릿속에 남아 있던 일이 조금씩 정리되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밤 11시 40분, 나르비크에서 시작하는 짧은 산책

하루가 유난히 길었던 어느 날이었습니다.

접속하자마자 해야 할 콘텐츠를 확인했지만, 사냥터로 이동할 기운이 없었습니다. 물약과 장비를 챙기는 것부터 귀찮았습니다.

결국 캐릭터를 나르비크에 세워두고 마을을 천천히 돌아다녔습니다.

항구 쪽으로 내려가 바다를 보고, 상점가를 지나 다시 사람들이 모여 있는 곳으로 돌아왔습니다. 이동하면서 들리는 음악과 발걸음 소리 외에는 크게 신경 쓸 것이 없었습니다.

10분쯤 지나니 ‘오늘은 여기까지만 해도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예전에는 접속하면 경험치라도 올려야 게임을 했다고 생각했습니다. 아무것도 얻지 않고 종료하면 시간을 낭비한 것 같았습니다.

그런데 피곤한 날에는 목표를 만들지 않는 것이 오히려 오래 즐기는 방법이었습니다.

그날도 몬스터 한 마리 잡지 않았습니다. 그래도 게임을 켜기 전보다 마음은 편해졌습니다.

테일즈위버는 화면보다 음악으로 먼저 기억나는 게임입니다

테일즈위버를 떠올리면 캐릭터보다 음악이 먼저 생각납니다.

예전에 한창 플레이할 때도 사냥터에서 오래 머문 기억보다 마을에서 음악을 듣던 장면이 더 선명합니다. 나르비크, 클라드, 라이디아처럼 지역이 바뀌면 분위기도 자연스럽게 달라졌습니다.

오랜만에 접속해 익숙한 음악을 들으면 당시 사용했던 컴퓨터와 방의 모습까지 따라 떠오를 때가 있습니다.

지금은 게임을 켜면서 공략 영상이나 다른 방송을 함께 틀어놓는 경우가 많습니다. 저도 습관처럼 다른 소리를 켜놓곤 했습니다.

그런데 테일즈위버를 할 때는 배경음만 남겨두는 편이 더 좋았습니다.

전투 효과음은 조금 줄이고 음악을 들으면서 천천히 이동하면, 오래된 게임 특유의 화면도 오히려 편안하게 느껴졌습니다. 최신 게임처럼 화면 전체가 계속 움직이지 않아 눈도 덜 피곤했습니다.

화려한 연출이 부족해서 편한 것이 아니라, 굳이 모든 장면을 집중해서 보지 않아도 된다는 점이 좋았습니다.

열심히 하겠다고 마음먹은 날이 더 빨리 지쳤습니다

복귀했을 때는 저도 욕심을 냈습니다.

밀린 이야기를 진행하고, 장비도 바꾸고, 레벨도 올리려고 했습니다. 공략을 여러 개 찾아본 뒤 해야 할 일을 메모해 두기도 했습니다.

문제는 퇴근 후 게임을 켤 때마다 그 목록이 숙제처럼 보였다는 것입니다.

첫날은 계획대로 했지만, 며칠 지나지 않아 접속 자체가 부담스러워졌습니다. 게임을 쉬는 동안 바뀐 내용을 모두 따라잡으려다 보니 정작 제가 좋아했던 분위기는 느낄 틈이 없었습니다.

그 뒤로는 하루 목표를 하나만 정했습니다.

창고 한 칸 정리하기, 퀘스트 하나 진행하기, 마을 두 곳 돌아보기 정도였습니다. 목표를 끝내고 더 하고 싶으면 이어갔고, 피곤하면 바로 종료했습니다.

이렇게 하니 접속 시간이 줄었는데도 오히려 더 자주 게임을 켜게 됐습니다.

매일 강해질 필요가 없다는 생각이 들자 테일즈위버가 다시 편안한 게임으로 돌아왔습니다.

마비노기의 생활과는 조금 다른 편안함

힐링 게임으로는 마비노기도 빼놓기 어렵습니다.

마비노기에서는 낚시를 하거나 악기를 연주하고, 생활 재료를 모으면서 시간을 보냈습니다. 직접 무언가를 만들고 결과물을 남기는 재미가 있었습니다.

반면 테일즈위버에서는 꼭 무언가를 하지 않아도 괜찮았습니다.

마을을 걷고 음악을 듣는 것만으로도 충분했습니다. 피곤한 날에는 이 차이가 생각보다 컸습니다.

생활 콘텐츠조차 계획하고 싶지 않은 날이 있습니다. 낚싯대를 준비하고 재료를 정리하는 일도 귀찮게 느껴지는 날에는 캐릭터를 이동시키는 것만으로 끝낼 수 있는 게임이 더 편했습니다.

마비노기가 느긋하게 무언가를 하는 힐링이라면, 테일즈위버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 시간을 허용하는 힐링에 가까웠습니다.

제가 실제로 지키는 ‘피곤한 날 접속법’

피곤한 날에도 게임을 편하게 즐기려면 평소와 플레이 방법을 다르게 해야 했습니다.

먼저 접속하기 전에 종료 시간을 정합니다.

저는 보통 15분이나 20분만 하기로 정합니다. 시간을 정하지 않으면 쉬려고 접속했다가 새벽까지 이어질 수 있습니다. 시간이 끝났을 때 더 하고 싶으면 그때 조금 연장하는 편이 낫습니다.

두 번째는 전투 효과음보다 배경음악을 크게 설정합니다.

다른 영상이나 음악은 끄고 게임 소리만 듣습니다. 테일즈위버는 지역마다 분위기가 달라 마을을 옮겨 다니는 것만으로도 기분 전환이 됐습니다.

세 번째는 사냥과 성장 메뉴를 일부러 열지 않습니다.

장비창을 열면 부족한 것이 보이고, 부족한 것을 보면 다시 공략을 찾게 됩니다. 쉬려고 접속한 날에는 가방 정리나 마을 이동처럼 바로 끝낼 수 있는 행동만 합니다.

네 번째는 자주 걷는 길을 하나 정해둡니다.

저는 나르비크에서 시작해 분위기가 다른 마을로 이동한 뒤 다시 돌아오는 식으로 움직였습니다. 목적지를 고민할 필요가 없으니 산책하듯 플레이할 수 있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스크린샷 한 장만 남기고 종료합니다.

특별한 장면이 아니어도 됩니다. 캐릭터가 마을에 서 있는 모습이나 조용한 길을 한 장 찍어두면, 나중에 다시 봤을 때 그날의 기분까지 조금씩 떠올랐습니다.

게임을 열심히 하지 않아도 된다는 편안함

테일즈위버를 가장 많이 플레이했던 시절에는 레벨과 장비가 중요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다시 접속해 보니 오래 남은 것은 숫자가 아니었습니다. 마을의 음악, 오래된 길, 익숙한 화면이 더 반가웠습니다.

요즘은 새로운 게임을 시작하면 해야 할 일을 먼저 확인하게 됩니다. 출석 보상, 일일 임무, 기간 한정 이벤트를 놓치지 않으려고 접속합니다.

테일즈위버에서는 반대로 아무것도 하지 않기 위해 접속한 날이 있었습니다.

하루 종일 무언가를 해야 했던 사람이 게임 안에서는 잠깐 목적 없이 걸어도 괜찮았습니다. 보상을 받지 못해도 손해 본 기분이 들지 않았고, 내일 다시 이어서 할 필요도 없었습니다.

저에게 힐링 게임은 무조건 밝고 귀여운 게임이 아닙니다.

피곤할 때 집중을 요구하지 않고, 중간에 멈춰도 괜찮으며, 짧게 머물다 나와도 아쉬움이 적은 게임입니다.

그런 점에서 테일즈위버는 하루를 조용히 마무리하기 좋은 넥슨 게임이었습니다.

오늘도 뭔가를 달성해야 한다는 생각이 부담스러운 날이라면, 사냥 대신 익숙한 마을을 한 바퀴 걷고 음악만 듣다 나오는 것도 괜찮습니다.

게임은 꼭 열심히 해야만 재미있는 것은 아니니까요.

여러분은 피곤한 날에도 특별한 목표 없이 접속하게 되는 게임이 있으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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