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크 챌린지] 전투보다 캐릭터 얼굴을 고치느라 더 오래 걸렸던 마비노기 영웅전

폭풍같은주황호랑이31281

[피크 챌린지] 전투보다 캐릭터 얼굴을 고치느라 더 오래 걸렸던 마비노기 영웅전

[넥슨 피크 포스트 챌린지 참여 중]

https://peak.nexon.com/post/2308

게임을 시작할 때 캐릭터 외형을 대충 정하는 편이었습니다.

어차피 방어구를 입으면 얼굴이 잘 보이지 않고, 몇 시간 플레이하다 보면 익숙해질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머리 모양과 색상만 고른 뒤 바로 접속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런데 마비노기 영웅전은 달랐습니다.

캐릭터를 만들기 시작한 지 한참이 지났는데도 게임에 들어가지 못했습니다. 정면에서는 괜찮았던 얼굴이 옆에서 보면 어색했고, 체형을 조금 바꾸니 같은 의상도 전혀 다르게 보였습니다.

결국 캐릭터를 만든 날보다 다시 고친 날이 더 많았습니다.

저에게 커스터마이징이 가장 재미있었던 넥슨 게임은 마비노기 영웅전입니다. 얼굴을 세밀하게 만드는 재미도 있지만, 전투 장비와 꾸미기용 의상을 따로 생각할 수 있다는 점이 특히 마음에 들었습니다.

처음 만든 캐릭터는 마을에서 보니 전혀 달랐습니다

캐릭터 생성 화면에서는 조명이 좋았습니다.

얼굴도 또렷하게 보였고 피부도 깨끗했습니다. 여러 각도로 돌려본 뒤 나름 만족스럽게 만들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마을에 들어간 순간 느낌이 달라졌습니다.

생성 화면에서는 자연스러웠던 눈이 실제 게임에서는 조금 커 보였고, 얼굴형도 제가 생각한 것보다 길게 느껴졌습니다. 전투 중에는 괜찮았지만 대화 장면이나 마을에서 가까이 볼 때마다 신경이 쓰였습니다.

결국 다시 외형을 손봤습니다.

처음에는 눈과 얼굴형을 크게 바꿨는데, 수정할수록 더 어색해졌습니다. 한 부분을 고치면 다른 부분이 튀어 보였고, 정면에 맞추면 옆모습이 마음에 들지 않았습니다.

몇 번 실패한 뒤에는 얼굴 전체를 크게 바꾸지 않았습니다. 눈 크기나 턱선처럼 눈에 걸리는 부분만 조금씩 조절했습니다.

사진 보정도 과하게 하면 원래 얼굴이 사라지는 것처럼, 캐릭터 외형도 한 번에 많이 건드리면 처음 생각했던 분위기와 멀어졌습니다.

같은 옷도 체형에 따라 느낌이 완전히 달랐습니다

마비노기 영웅전에서 오래 고민했던 것은 얼굴보다 체형이었습니다.

캐릭터마다 기본적인 인상과 체형이 다르고, 조절 가능한 범위에도 차이가 있습니다. 키와 신체 비율을 어떻게 잡느냐에 따라 같은 장비를 입어도 분위기가 달라졌습니다.

처음에는 무조건 키를 크게 만들었습니다.

전투에서 강해 보이고 긴 무기가 잘 어울릴 것 같았습니다. 실제로 갑옷을 입혔을 때는 꽤 만족스러웠습니다.

문제는 가벼운 의상을 입혔을 때였습니다.

제가 원했던 자연스러운 느낌보다 체격이 지나치게 강조됐습니다. 결국 키와 체형을 조금 줄이고 어깨와 전체 비율을 다시 맞췄습니다.

그제야 전투복과 일상적인 의상 모두 무난하게 어울렸습니다.

이때 알았습니다. 커스터마이징은 캐릭터 생성 화면만 보고 끝내면 안 됐습니다. 실제로 자주 입힐 옷과 함께 봐야 전체 모습이 제대로 보였습니다.

장비를 얻는 목적이 성능에서 외형으로 바뀌었습니다

처음에는 당연히 능력치가 높은 장비만 찾았습니다.

방어력과 공격력이 오르면 만족했고, 외형은 크게 신경 쓰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마음에 드는 의상을 하나 구한 뒤부터 플레이 방식이 조금 달라졌습니다.

새 장비를 얻으면 성능보다 디자인부터 확인했습니다.

“이 상의는 기존 하의와 어울릴까?”

“장갑만 다른 것으로 바꾸면 괜찮을 것 같은데?”

이런 생각을 하다 보니 장비를 하나의 세트로만 보지 않게 됐습니다. 상의, 하의, 장갑, 신발을 따로 조합해 보기 시작했습니다.

완성된 세트를 그대로 입으면 실패할 가능성은 적지만, 다른 부위와 섞었을 때 더 마음에 드는 조합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전투 장비와 꾸미기 외형을 따로 관리할 수 있으니 성능 때문에 마음에 들지 않는 디자인을 억지로 볼 필요도 적었습니다.

보스를 잡기 위해 장비를 맞추던 게임에서, 어느 순간 장비를 예쁘게 입기 위해 보스를 잡는 게임으로 바뀌었습니다.

염색 하나 때문에 예상보다 많은 시간을 썼습니다

의상 조합을 정한 뒤에는 색을 맞추는 일이 남았습니다.

처음에는 검은색과 흰색으로 통일하면 실패하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실제로 깔끔하긴 했지만, 다른 캐릭터와 비슷해 보이는 문제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진한 남색이나 어두운 붉은색을 섞어봤습니다.

문제는 같은 색처럼 보여도 소재에 따라 결과가 달랐다는 점입니다. 금속 장식에서는 밝게 반사됐고, 천 부분에서는 훨씬 어둡게 보였습니다. 염색 화면에서는 잘 맞았는데 실제 마을 조명 아래에서는 색이 따로 노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그 뒤로는 모든 부위를 완전히 같은 색으로 만들지 않았습니다.

주요 색 하나를 정하고, 장갑이나 신발처럼 면적이 작은 부분에 보조 색을 넣었습니다. 금속 장식은 억지로 의상 색과 맞추기보다 원래 질감을 살리는 편이 자연스러웠습니다.

색을 고르는 데만 한 시간을 쓴 적도 있습니다.

전투 한 번 하지 않았는데도 게임을 제대로 즐긴 기분이 들었습니다. 커스터마이징 자체가 하나의 콘텐츠가 된 셈입니다.

직접 꾸미면서 생긴 네 가지 기준

외형을 여러 번 수정하고 의상을 바꾸면서 나름의 기준도 생겼습니다.

첫째, 캐릭터 생성 화면에서 정면만 보지 않습니다.
옆모습과 약간 위에서 내려다본 모습까지 확인해야 합니다. 실제 플레이에서는 정면 얼굴보다 비스듬한 각도로 보는 시간이 더 길었습니다.

둘째, 체형을 정하기 전에 자주 입을 의상을 생각합니다.
무거운 갑옷이 중심인지, 가벼운 의상과 아바타를 주로 입을지에 따라 어울리는 비율이 달랐습니다.

셋째, 색은 최대 세 가지 안에서 정리합니다.
마음에 드는 색을 모두 넣으면 부위마다 따로 노는 느낌이 강했습니다. 주요 색, 보조 색, 금속이나 장식 색 정도로 나누는 편이 깔끔했습니다.

넷째, 마을과 전투 화면에서 모두 확인합니다.
밝은 조명에서 예뻐 보였던 의상이 어두운 던전에서는 세부 무늬가 거의 보이지 않을 수 있습니다. 스크린샷을 찍을 생각이라면 여러 장소에서 확인하는 것이 좋았습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건 다른 사람의 인기 코디를 그대로 따라 하지 않는 것입니다.

잘 만든 조합을 참고하는 것은 도움이 되지만, 얼굴과 체형이 다르면 같은 옷도 전혀 다르게 보였습니다. 한 부위라도 제가 좋아하는 방식으로 바꿨을 때 캐릭터에 더 정이 갔습니다.

오래 즐기게 만든 건 강한 장비보다 익숙한 얼굴이었습니다

온라인게임을 오래 하면 장비는 계속 바뀝니다.

한때 어렵게 얻었던 무기도 새로운 장비가 나오면 창고로 들어갑니다. 전투 방식과 기술 조합도 업데이트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제가 직접 만든 캐릭터의 얼굴과 분위기는 오래 남았습니다.

새 의상이 나오면 제 캐릭터에게 어울릴지 먼저 생각했고, 오랜만에 복귀했을 때도 장비보다 외형을 먼저 확인했습니다. 예전에 맞춰둔 코디를 보면 그 시기에 어떤 콘텐츠를 했는지도 자연스럽게 떠올랐습니다.

그래서 마비노기 영웅전의 커스터마이징은 단순히 예쁜 캐릭터를 만드는 기능으로 끝나지 않았습니다.

게임을 계속할 이유를 하나 더 만들어줬습니다.

전투가 지겨운 날에는 의상을 바꿔보고, 특별히 할 일이 없는 날에는 염색을 다시 맞췄습니다. 캐릭터를 조금씩 고치다 보니 남이 만든 주인공을 조작하는 것이 아니라, 제가 만든 캐릭터와 함께 게임을 한다는 느낌도 강해졌습니다.

저에게 커스터마이징이 재미있는 게임은 선택 항목이 무조건 많은 게임이 아닙니다.

직접 만든 외형을 전투와 마을, 이야기 장면에서 계속 볼 수 있고, 새로운 의상을 얻을 때마다 다시 꾸밀 이유가 생기는 게임입니다.

그 기준에서 마비노기 영웅전은 지금도 가장 먼저 떠오르는 넥슨 게임입니다.

여러분은 캐릭터를 만들 때 얼굴, 체형, 의상 중 어떤 부분에 가장 많은 시간을 쓰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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