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크 챌린지] 사람들과 노는 재미가 콘텐츠가 되다, 요즘 온라인게임 트렌드

감쟈

[피크 챌린지] 사람들과 노는 재미가 콘텐츠가 되다, 요즘 온라인게임 트렌드

[ 넥슨 피크 포스트 챌린지 참여 중 ]

https://peak.nexon.com/post/1887

요즘 게임과 추억게임. 어떤 점이 많이 달라졌을까요?

옛날에는 야후 사이트에서 서비스되던 ‘아르피아’라는 게임이 있었습니다.

얼음, 대지 같은 여러 속성의 마법을 배우고, 퀘스트도 하고, 몬스터도 잡을 수 있었죠.

지금 기준으로 보면 그래픽도 단순하고 콘텐츠 규모도 크지 않았지만, 당시에는 학교를 돌아다니고 친구들과 어울리는 것만으로도 굉장히 재밌었던 기억이 납니다.

특히 코볼트 지하동굴은 아직도 기억에 남습니다.

당시가 명확히 기억나진 않는데, 코볼트가 떨어뜨린 식빵을 주우러 열심히 돌아다녔던 것 같습니다.

사냥을 하다가도 친구가 접속하면 만나서 노느라 원래 하려던 일은 까맣게 잊어버리기도 했고요.

생각해 보면 당시 아르피아는 꽤 독특한 게임이었습니다.

분명 RPG 요소도 있었지만 레벨업이나 사냥만이 목적은 아니었습니다.

학교와 마을을 돌아다니며 캐릭터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 자체가 하나의 콘텐츠였죠.

오히려 시간이 지나면서 얼마나 성장했지보다 누구와 함께 놀았는지, 어떤 추억이 있었는지가 더 기억에 남습니다.

지금 보면 아르피아는 요즘 자주 이야기하는 생활형 게임이나 메타버스적인 요소를 꽤 일찍 보여준 게임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캐릭터를 키우는 것도 있지만 하나의 가상 공간에 접속해서 사람들과 관계를 만들고 시간을 보내는 게임이었던 셈이죠.

그래서 서비스 종료 소식을 들었을 때도 캐릭터 육성보다 그 공간 자체가 사라진다는 점이 더 아쉬웠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지금 제가 즐기고 있는 게임.

마비노기모바일입니다.

처음 시작했을 때 묘하게 아르피아 생각이 많이 났습니다.

물론 겉으로 보면 두 게임은 상당히 다릅니다.

아르피아는 예쁜 일러스트에 귀여운 SD 도트 캐릭터가 특징이었다면,

마비노기모바일은 캐릭터 모델링부터 배경, 연출까지 굉장히 세밀하게 구현되어 있습니다.

풍경을 구경하다가 스크린샷만 몇 장 찍고 나올 때도 있을 정도니까요.

하지만 제가 느낀 가장 큰 변화는 그래픽이 아니라 게임을 즐기는 방식입니다.

예전 PC 온라인게임은 빨리 레벨을 올리고, 좋은 장비를 맞추고, 더 강해지는 것이 가장 중요한 목표였습니다. 친구와 함께 플레이하더라도 결국은 더 효율적으로 성장하기 위한 경우가 많았죠.

반면 요즘 게임은 꼭 그렇게만 흘러가지 않습니다.

마비노기모바일만 봐도 채집과 제작을 즐기고, 생활 콘텐츠를 체험하고, 마이홈을 꾸미고, 친구들과 함께 스크린샷을 찍거나 집에 놀러 가는 것 자체가 콘텐츠가 됩니다.

어떤 날은 전투 퀘스트를 거의 진행하지 않았는데도 친구들과 이것저것 하다 보면 몇 시간이 훌쩍 지나가기도 합니다. 예전 같으면 ‘오늘 얼마나 성장했지?’를 생각했다면, 요즘은 ‘오늘 누구랑 뭘 하고 놀았지?’가 더 기억에 남는 것 같습니다.

최근 가장 인상 깊었던 게임 트렌드도 바로 이런 부분입니다.

전투와 경쟁만 강조하는 것이 아니라 이용자들끼리 관계를 형성하고 게임 속에서 또 하나의 일상을 살아갈 수 있도록 만드는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친구 표시 기능처럼 친한 사람을 특별하게 설정할 수 있는 기능도 있는데다 각종 생활 콘텐츠와 커뮤니티 시스템을 통해 다른 이용자들과 자연스럽게 어울릴 수 있도록 만들어 두었습니다.

예전에는 콘텐츠를 하기 위해 사람을 모았다면

지금은 사람들과 놀기 위해 게임에 접속하는 경우가 많아졌습니다.

게임 속 친구가 접속했다는 알림만 떠도 괜히 반갑고, 특별한 목적 없이 만나서 수다를 떨거나 함께 돌아다니는 시간 자체가 즐겁더라고요.

어쩌면 어릴 적 아르피아에서 느꼈던 감성이 현대적인 시스템으로 다시 구현되고 있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앞으로의 PC 온라인게임은 이런 방향으로 더욱 발전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래픽은 계속 좋아지고 시스템도 더욱 정교해지겠지만

결국 중요한 것은 사람과 사람 사이의 경험이라고 봅니다.

경쟁과 성장만을 강조하기보다 이용자 개개인의 취향을 존중하고, 다른 사람들과 관계를 맺고, 게임 속에서 또 하나의 일상을 만들어 갈 수 있는 방향이 더 주목받게 될 것 같습니다.

아르피아가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는 작은 온라인 공간이었다면

마비노기모바일은 그 감성을 지금 시대의 기술과 콘텐츠로 더욱 풍부하게 확장한 게임이란 생각이 드네요.

게임은 이제 오락을 넘어 또 하나의 사회이자 사람들과 추억을 쌓고 일상을 공유하는 공간으로 변화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